엔씨소프트가 미국의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 '엠티베슬(emptyvessel™)'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슈팅 게임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자본 투자 그 이상으로, 트리플 A급 게임 개발 스튜디오와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통해 신규 IP 확보 및 장르별 게임 클러스터 구축이라는 전략적 방향성을 반영한 것이다. 특히 언리얼 엔진5 기반의 사이버펑크 스타일 슈팅 게임 ‘디펙트(DEFECT)’는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을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디펙트: 트리플 A급 택티컬 슈터의 탄생
엠티베슬은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신생 개발사지만, 그 구성원 면면을 들여다보면 결코 신인이 아니다. 이 회사는 id Software, Naughty Dog, Infinity Ward 등에서 활동했던 개발자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FPS 및 액션 장르에서 수십 년간의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의 집단지성은 새로운 게임에 대한 창의적 접근과 완성도 높은 결과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인 ‘디펙트(DEFECT)’는 PvP 기반의 스쿼드 택티컬 슈터로, 언리얼 엔진5의 기술력을 십분 활용하여 리얼리즘과 몰입감을 극대화했다.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세계 속에서 유저가 다양한 전술을 구사하며 전투를 펼치게 된다. 특히 각 캐릭터의 개성과 능력치를 기반으로 팀워크를 강조하는 설계는, 단순 슈팅 게임을 넘어서 전략적 사고를 요구하는 하이엔드 게임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2024년 상반기 공개된 티저 영상에서는 어두운 도시 풍경, 사실적인 광원 효과,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요소 등이 공개되었으며, 전 세계 커뮤니티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경쟁작이 많은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디펙트’는 독특한 분위기와 메커니즘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유튜브 및 디스코드 기반 커뮤니티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글로벌 클러스터 전략
엔씨소프트는 최근 몇 년간 해외 유망 개발사와의 협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엠티베슬 투자는 이러한 전략의 일환으로, 단순한 퍼블리셔의 역할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장르별 클러스터’ 전략은 특정 장르에 특화된 스튜디오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해당 장르에서의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키우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액션 RPG 장르에서는 스웨덴의 ‘문 로버 게임즈’, 전략 시뮬레이션 부문에서는 국내의 ‘미스틸게임즈’, 그리고 최근에는 동유럽의 SF 스튜디오 ‘버추얼 알케미’까지 다양한 지역의 스튜디오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리스크 분산과 함께 개발 속도의 향상, 그리고 로컬 감성에 맞춘 글로벌 유통 전략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디펙트’와 같은 하드코어 장르의 게임은 서구권 유저의 취향에 맞춰 기획되었기 때문에,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흥행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엔씨소프트는 각 개발사의 특성을 살리는 동시에, 본사의 자산을 활용해 마케팅, QA, 퍼블리싱 등을 지원함으로써 시너지를 도출하고 있다.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IP 확장
엠티베슬과 엔씨소프트의 관계는 단순 투자로 끝나지 않는다. 양사는 ‘디펙트’의 퍼블리싱뿐만 아니라, 향후 게임 콘텐츠 확장과 후속작 제작, 글로벌 e스포츠 리그 런칭 등 다양한 공동 프로젝트를 검토 중이다. 이는 단순한 프로젝트 협업이 아닌, 브랜드 단위의 파트너십을 염두에 둔 접근 방식이다.
엠마누엘 파랄릭 CEO는 “엔씨소프트는 단순한 투자자가 아닌 진정한 협력자”라며, “게임의 철학, 제작 방식, 출시 이후의 지원까지 모든 과정에서 양사 간의 목표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플랫폼 운영 역량, 마케팅 인프라, QA 시스템 등이 엠티베슬의 게임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중요한 동력이라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 역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새로운 슈팅 IP 확보는 물론, 이후 미디어 믹스(애니메이션, 웹툰, 소설 등) 확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실제로 과거 리니지 시리즈가 게임 외 다양한 분야로 확장된 전례처럼, ‘디펙트’ 역시 고유 세계관을 활용한 멀티 IP 확장 전략이 검토되고 있다.
결론
이번 엠티베슬 투자는 엔씨소프트가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구체적 전략의 일환이다. ‘디펙트’는 단순한 신작 게임이 아니라, 글로벌 FPS 시장을 겨냥한 고퀄리티 콘텐츠로, 북미와 유럽 등 핵심 시장 공략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씨소프트는 이를 계기로 슈팅 장르뿐 아니라 액션, 전략, 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에서의 IP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며, 향후 자체 개발과 외부 협업의 균형을 통해 유연한 콘텐츠 생산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게임 산업이 글로벌로 연결되는 시대에, 단순히 ‘잘 만든 게임’ 이상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이 중요한 가치가 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번 엠티베슬과의 협력을 통해 그 가능성을 실현하는 첫 걸음을 내딛었다.